‘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고스트 프로토콜』은 단순한 속편이 아니라, 시리즈 자체의 리부트에 가까운 변화와 혁신을 담아낸 영화다. 1996년 첫 작품 이후 점점 더 스케일과 액션의 밀도가 커지던 이 시리즈는, 본편에서 처음으로 **IMF(불가능한 임무 부대)**가 완전히 해체되는 위기를 맞으며 시작된다. 그리고 이토록 벼랑 끝에 몰린 상태에서 주인공 이단 헌트는 다시 한번 인류를 위협하는 핵전쟁의 재앙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1. 줄거리
러시아 크렘린궁이 폭발하면서, IMF는 이 사건의 배후로 몰려 조직 자체가 해산된다. 미국 정부는 "고스트 프로토콜"을 발동하고, 이단 헌트를 비롯한 소수 요원들에게 임무를 맡기되 공식적인 지원은 전무한 상태다. 이단은 신참 브랜트(제레미 레너), 기술 요원 벤지(사이먼 페그), 그리고 복수를 다짐한 요원 제인(폴라 패튼)과 함께 핵전쟁을 획책하는 자칭 지식인 '헨드릭스'의 뒤를 쫓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세계 각지를 누비는 첩보전이 펼쳐진다. 크렘린궁의 폭파,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에서의 스턴트, 뭄바이에서의 최후 결전까지 – 이단 헌트는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한다. 이번 작의 주요 테마는 '믿음'과 '팀워크'이며, 각기 다른 과거와 목적을 가진 요원들이 서로를 신뢰하며 한 팀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핵심적인 줄거리로 전개된다.
2. 하이라이트
이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데에는 톰 크루즈가 직접 수행한 부르즈 할리파 액션 시퀀스의 영향이 컸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 외벽을 맨손으로 오르는 장면은, 극장 관객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 정도로 극한의 긴장감을 안긴다.
이 장면은 단순한 시각적 스펙터클을 넘어, 이단 헌트가 '절대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며 인간 한계를 초월하는 상징으로도 기능한다. CG가 아닌 실제 액션이라는 점은 영화 전체의 몰입도를 크게 높였고, 이후 시리즈의 스타일을 결정짓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3. 캐릭터
이번 작품은 기존의 이단 헌트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벤지는 유쾌한 입담과 기계 조작 능력으로 팀에 활기를 더하고, 제인은 감정적 동기를 기반으로 행동하며 팀의 진심을 보여준다. 특히 브랜트는 단순한 조력자를 넘어, 영화 후반에 이단과의 관계에서 깊은 감정적 교류를 보여주며 이단의 후계자 혹은 또 다른 리더로 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단 헌트 역시 더 이상 초인적인 영웅이 아니라, 실패도 하고 동료에게 의지하는 인간적인 리더로 그려진다. 이러한 변화는 시리즈의 방향성을 ‘개인 영웅서사’에서 ‘집단 서사’로 전환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4. 연출
픽사에서 『인크레더블』을 연출한 브래드 버드는 실사 영화 데뷔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에서 익힌 감각을 바탕으로, 과장되지만 정교한 액션, 리듬감 있는 편집, 그리고 인물 간 긴장과 유머의 조화를 유려하게 연출한다.
촬영 면에서도 IMAX 카메라를 적극 활용하여 장면마다 생동감을 불어넣었으며, 특히 두바이 장면은 IMAX 포맷에서 더욱 강렬한 몰입감을 자랑한다. 영화 전체는 시계 장치처럼 정교하게 맞물리는 액션-서스펜스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교과서라 불릴 만큼 완성도가 높다.
5. 총평
『고스트 프로토콜』은 단순히 시리즈의 한 편이라기보다, 미션 임파서블을 다시 정의한 작품이라 평가받을 만하다. 그간 이단 헌트라는 인물 하나에 의존해오던 구조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캐릭터가 각자의 서사를 가지고 팀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시리즈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스펙터클한 액션과 정밀한 플롯, 인상적인 캐릭터 구성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관객에게 극한의 몰입감을 선사하며, 후속작들에서 이어질 새로운 세계관의 문을 열었다. 무엇보다도, 톰 크루즈의 헌신적인 연기와 브래드 버드의 감각적 연출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낸 걸작이라 할 수 있다.
